[회고록] 2023 한 해를 보내며
나는 평소에 글을 잘 쓰지 않는다. 초등학교 때 방학숙제인 일기도 쓰기 싫었다.
늘 같은 하루이기에 쓸 말이 정말 없었기 때문이다.
하지만 성인이 되고서 정신건강을 위해 일기를 쓰는 게 좋다는 말을 듣고 조금씩 다이어리에 적기 시작했다.
정작 일기만 써봤지 회고록이란 것을 써보지 않았기에 낯설고 어색하지만 써보려 한다.
2023년도는 나에게 정말 힘든 한 해였다. 되는 것도 없고, 뭔가 꼬이고 얽혀 풀어지지 않는 일들이 많았다.
24년 새 해가 되자마자 용하다는 곳에 사주를 보러 갔는데, 아니나 다를까 삼재였단다.
평소에 미신을 잘 믿지 않았지만 이제는 믿게 되었다...
멋진 홈페이지를 만들고 싶은 마음에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재학 기간 동안 내내 진로에 대한 고민을
수도 없이 많이 했다. 너무 어렵고 산 넘어 산인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였다.
그렇게 23년 졸업을 하고, 컴공의 많은 진로 중 프론트엔드의 흥미를 느끼고 공부를 시작했다.
학교에선 모바일과 게임 그리고 백엔드 위주의 수업을 진행했기에 제대로 된 프론트엔드 개발 공부 이때가 첫 시작이 아니었나 싶다.
HTML과 CSS를 배우면서 언제쯤 웹 상에 있는 그럴듯한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을까 조급해했다.
그래서 이전 것들에 익숙해지지 않은 상태로 그다음 것을 보기 바빴다.
좋게 말하자면, 전반적인 언어에 대한 이해와 얇은 지식을 두루 쌓을 수 있었지만
나쁘게 말하자면, 기초공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,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아슬아슬한 상황일 수 있다.
...생각해보면
초중고 때 늘 교과서 1장만 닳고 뒤 장은 거의 제대로 공부하지 않는 상황이 많았기에 빠르게 진행하여 여러 번 복습하는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했기에 그랬던 것 같다.
학습을 하면서 계속 익히고, 까먹고 반복하며 새로운 지식이 들어와 나를 좌절의 구렁텅이 속으로 빠트렸지만
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. 재미있었기 때문이다.
프런트엔드에 대한 깊은 지식과 프로젝트 경험이 없다 보니 웹 퍼블리셔로 시작하기 위해 이리저리
지원을 했고, 면접도 보러 다니면서 취업 시장의 벽을 느끼기도 했다.
...
이때 나에게 많은 질문을 했던 것 같다.
"왜 개발을 하는데?"
"왜 이렇게 조급한데?"
"어떤 사람이고 싶은데?"
"굳이 이 길을 가야 하나?"
등등
자문자답의 시간 동안 느낀 게 있다면 "살면서 이렇게 몰입해서 무언가를 한 적이 있나?"라는 생각이 들었다.
이대로 포기하면 너무 억울하고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.
부족한 개발자라도 포기하지 않고 웹 기술을 공부하고 이해하고 배우면서 속이 단단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.
설령 이 길을 시작하지 못하고 끝내는 한이 있더라도, 후회하지 않도록 미련이 안 남도록 최대한 해보려고 한다.
생각해 보면 근거 없는 감정을 끌어안고, 그 감정에 지배돼서 스스로 인생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만큼 비참한 일도 없다. 나는 그러한 인생과 결별해야 한다.
...
두렵지만 한 번은 무너져야 한다.
산다는 것은 고독 속에 있는 것과 같다.
2024년은 청룡이 원숭이를 불쌍히 여겨 풀어주는 해가 된다고 사주에서 말했다.
그 말에 위안을 얻고 24년을 보내보려 한다.
(청룡님 진짜 잘되면 무한히 감사드릴께요 ㅠㅠ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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